평범한 직장인들에게 소소한 행복이 있다면 생각치도 못했던 응모권 당첨이 아닐까 싶다.
그닥 기대하지 않고(심지어 까먹을 때도 있다) 응모한 이벤트에 가끔 운이 좋아 당첨되는 경우가 있다.
오늘은 응모권 당첨되어 다녀온 2023년 기업은행 입크페스티벌 후기이다.
1. 당첨문자
IBK 기업은행에서 진행한 입크페스티벌이 딱 이경우였다.
나는 급여통장으로 기업은행을 사용하고 있는데, 아무 생각없이 신청한 이벤트에 당첨이 됐다는 문자가 왔다.
처음에는 '내가 이런 페스티벌에 신청한 적이 있었나?' 싶어서 얼떨떨했는데 그래도 너무 좋았다!
2. 약속잡기
입크페스티벌 이벤트 당첨 문자를 받자마자 남자친구인 호남씨가 생각났다. 호남씨는 해외 유명 팝스타 내한공연을 꼭 가보고 싶다고 했다. 페스티벌도 좋아하지 않을까 싶어서 호남씨에게 물어봤고 너무 좋다고 했다. 호남씨는 MBTI에서 완벽한 J형이라 내가 알려준 날부터 입크페스티벌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어떤 가수,, 시간은,, 날씨가,, 주차장,, 스탠딩,, 돗자리,, 나는 더 찾아보지 않았다. 같은 J형이라도 느낌이 완전 다르다.
근데 문제가 하나 생겼다. 그 전 주부터 비가 오기 시작한거다. 호남씨는 비가와서 행사가 취소될까 걱정했지만, 나는 비가 오면 사람들이 안와서 더 좋다고 했다. 사실 난 일기예보를 보지않아서 비가 오는지도 몰랐다. 페스티벌 시작 전 운영사무국에서는 우천시에도 행사는 계속되며, 10mm 이상 올 시에 상황에 맞게 결정한다고 했다.
* 계속 안내문자를 주셨는데 어떤 페스티벌보다 친절한 안내문자였다. (운영시간, 준비물, 주의사항, 주차안내 등)
3. 대망의 페스티벌 당일
역시나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다. 우리는 5시 공연임을 감안해서 점심을 먹고 3시쯤에 들어갈 생각이었다. 2시 30분 운영사무국에서 알려준 주차장(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 도착했는데 다행히 장소가 넓어서 주차공간이 넉넉했다. 우산이랑 돗자리를 챙겨서 한 10분 걸어갔을까 현수막이 걸린 페스티벌 장소, 티켓교환줄, 입장줄이 보였다.
입장하기 전에 입장티켓을 받아야 했는데 입장줄이 정리가 잘 안돼서 안내요원이 계속 앞으로 가라고 소리쳤다. 티켓교환권 부스에 가면 교환원이 QR코드를 확인하고 입장티켓과 물 두개, 우비가 담긴 에코백을 주신다. (에코백 사이즈가 되게 애매해서 아무도 집에 안 가져가는 듯했다.) 근데 본인확인을 아예 안하는 것 같아서 조금 의아했다. 아무리 QR코드라고 해도 판매할 수도 있고 암거래가 있을 수 있어서 나중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본인확인을 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었다.
4. 페스티벌 시작 전
입장티켓을 교환하고 입장줄을 거쳐 4시쯤 페스티벌 장소에 들어왔다. 또 다른 문제가 종착했는데 그건 바로 "돗자리 깔 장소가 없다!! " 였다.
피크닉이 주제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돗자리를 들고 왔는데, 1시부터 입장이다 보니 우리가 도착했을 땐 이미 자리가 다 찬 상태였다. 돗자리를 펴지 못하면 스탠딩석으로 가서 일어서서 공연을 즐겨야했다. 늙은이인 나는 무조건 앉아야겠다는 생각에 이곳저곳을 다니며 자리를 물색했다. 어릴 적 모 아이돌을 좋아해서 여러 공연장을 다니면서 눈치밥을 본게 도움이 된걸까 운좋게 구석자리에 자리를 얻었다. 인생에 쓸모없는 경험은 없는 것 같다. 스탠딩석도 사람이 꽉 차있어서 신기했다.
5. 페스티벌 시작!!
우리는 열분이 넘는 아티스트가 온다고 알고있었다. 내가 가장 기대했던 아티스트는 지코님이었고, 호남씨는 다듀님이었다. 하지만 이번 페스티벌이 끝나고 누가 가장 좋았냐고 했을 땐 우리는 모든 아티스트 분들이 다 좋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 누구라 할 것없이 모든 아티스트분들이 비가오는 스테이지를 이리뛰고 저리뛰며 노래를 해주셔서 관객도 너무 즐거웠다.
특히 기억나는 순서는 로꼬님이었는데, 비가 오다가 안오다가 하다가 9시쯤 되자 비가 미친듯이 쏟아부었다. 우산을 쓰고 돗자리에 앉아서 보고 있었는데 바지가 다 젖을 정도로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정리하고 집에 가려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그때 로꼬님이 "비가 많이 오는데요, 가실 분들은 가시고 있으실 분들은 제가 재밌게 해드릴게요!" 라고 했다. 그래서 그 뒤로 비맞으면서 더 재밌게 놀았던거 같다.
아 그리고 무대효과가 전부 똑같은게 아니라 아티스트 별로 개성에 맞춰서 만들어진 느낌이었다. 모 아이돌 콘서트에서 (물론 몇 년 전이긴 하지만) 봤던 무대효과보다 아티스트한테 집중도 잘되고 노래와도 잘 어울렸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우천으로 인해서 순서가 약간씩 연기되어서 지코님이 두 곡밖에 못 부른 거다. 지코님도 너무너무 아쉬워하고 관객도 너무 아쉬워했지만 어쩔 수 없다고 했다.
6. 집가는 길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우리는 집에 가는 길에 올랐다. 페스티벌은 기대이상일뿐만 아니라 '대만족'이었다. 비가와서 걱정했지만 어차피 젖어서 더 재밌게 놀 수 있었다. 물론 이후 감기에 걸린건 비밀이다. 마지막 가는 길에 주최측에서 불꽃을 쏴줬는데 시간이 됐다면 지코님 공연할때 불꽃까지 봤으면 더 좋았을거 같다. 내년에 입크페스티벌을 하게 된다면 또 응모해볼 생각이다. 이런 좋은 경험을 준 기업은행한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지금도 많이 쓰고있지만 더 많이 쓸게요!!
사람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쓰레기가 많이 보였다. 쓰레기를 버리고 간건지, 아직 스탠딩석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스탠딩석에 간 사람들은 피크닉 자리를 치워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우리 앞자리는 공연내내 자리가 비워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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